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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두칠성 찾았지?

 

거기서 같은 선에 있는
두 별로 쭉 올라가

 

냄비 손잡이 부분 같지

 

더 올라가서 처음 보이는 별

 

그래, 찾았다

 

저거야, 저게 DX3906

 

저거 DX3906 아니야

 

저거 맞아

 

우리 목적지는 별 사람들이
망원경으로 짚어줬어

 

아니, 저거 아니라니까

 

저거 맞아, 서류 받자마자

 

IAU 지정 별자리에서 확인했어

 

젠장, 시차를 잘못 봤나?

 

인마, DX3906이 뭔지
내가 어떻게 아냐?

 

- 이 빌어먹을 자식
- 아니

 

저건 DX3905야

 

겁나 재수 없어

 

아, 웃겼네

 

얼마나 멀리 있어?

 

401.5광년 밖에 있대

 

진의 별이 지금 발산하는 빛을
생각해 봐

 

저 빛이 여기 닿을 때쯤엔
삼체도 와 있을걸

 

분위기 깨지 마라

 

붉은빛이 도네

 

그래서 골랐어

 

육안으로도 보여서

 

진이 밤하늘을 보며
이렇게 말하면 좋겠거든

 

'저 별은 내 거야'

 

그런 어이없는 짓을 하고
기분이 좋아?

 

1,900만 달러를...

 

1,950만

 

응, 좋았어

 

더 가치 있는 데
쓸 생각은 안 들디?

 

 

진한테 네가 줬다고 말해봐

 

- 말 안 할 거야
- 말하면...

 

- 안 할 거라니까
- 결과는 모르잖아

 

너도 진한테 말하지 마

 

비밀 지키라고 할 거면 애초에...

 

약속해, 절대 진한테 말 안 한다고

 

난 모르겠다

 

 

윌, 야, 일어나
어서 눈 떠

 

윌, 윌!

 

"삼체"

 

도착한 거지? 윌은 어때?

 

- 괜찮아
- 그래?

 

보통 괜찮은 게 아니야

 

윌, 여기, 누군지 봐

 

지금 윌리 넬슨만큼 뿅 갔어

 

네가 윌리 넬슨만큼 뿅 갔지

 

안녕, 진

 

안녕, 윌

 

몸은 어때?

 

당장 위험하진 않아

 

의사가 그러더라

 

'당장 위험하진 않아요'

 

몇 명이나
그렇게 단언할 수 있을까?

 

난 아니야

 

여기 방이 진짜 좋아, 제기랄!

 

- 이거 봐
- 만지지 마

 

- 와!
- 겁나 많아

 

- 다 내 거야
- 다 가져

 

- 이제 좀 쉬어
- 그래

 

너도 좀 쉬어

 

그래, 진도 좀 쉬라고 하자

 

우린 여기 좀 있을 거야
이따 '릭 앤 모티' 볼 거 같아

 

- 좋네
- 저기...

 

시간 될 때 와

 

그럴게

 

고마워, 사울

 

또 보자

 

자기한테 뭐가 왔어

 

맙소사, 이거 말도 안 되게
비싸지 않나?

 

누가 줬는지 안 나와?

 

 

자기 흠모하는 부자가
많았나 보네?

 

많았지

 

이런 돈 가진 사람은 없고

 

부자라고는 잭밖에 몰랐는데

 

웨이드가 줬나 보다

 

웨이드가 뭐 하러?

 

자길 흠모하잖아

 

- 왜 이러실까
- 자기야말로

 

이게 얼마나 이상한지
인정 안 하는 눈치다

 

이게 이상해?

 

이건 이달의 이상한 일
28번째쯤 될걸

 

'이상하다'의 기준을 높여

 

웬 재력 쩌는 인간이
나한테 별을 사줬거나

 

누가 나 엿 먹이는 건데

 

후자일 가능성이 크지

 

뭐가 됐든 신경 쓸 시간 없어

 

한심해, 별에 주인이 어딨다고

 

이 증서에 따르면

 

별 지정 번호 DX3906은
자기가 법적 소유주야

 

수년간 데미호프 박사는
극한의 환경 조건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어요

 

청 박사님

 

할 말 있나?

 

그게...

 

저희가 이 미팅에
있어도 되는지 해서요

 

광속의 1%로 항해하면

 

탐사정이 삼체 함대를
언제 만나죠?

 

200년 뒤에요

 

그동안 탐사정 탑승자는
어떻게 될까요?

 

- 죽죠
- 알겠나?

 

자네들도 있어야지

 

긴 시간 힘든 과정이었고
난관도 많았지만

 

해냈습니다

 

살아있나요?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니에요

 

그 중간 어디쯤이죠

 

한 달째예요

 

얼마나 이렇게 있을 수 있죠?

 

우리가 정하는 만큼요

 

콜랴의 세포는
동결 방지 부동액으로 채워졌고

 

영하 150도로 내려간 상태입니다

 

세포 활동이 천 배 느려졌으나
멈추진 않았죠

 

콜랴에게 성공하면
인간에게도 성공할 겁니다

 

안녕, 콜랴

 

인사해, 콜랴

 

옳지

 

콜랴

 

주황색 사각형을 눌러

 

아직 안 돼

 

사각형 네 개가 들어있는
원을 눌러

 

아주 잘했다, 콜랴

 

전형적인 부작용입니다

 

이거네요

 

종말로 가는 우리의 티켓

 

멸망행 급행열차가
방금 역에 도착했어요

 

다들 내 뒤로 줄 서시죠

 

탐사정 탑승자를 동면시킨댔잖아요

 

국장님이 하신다고요?

 

가능한 한 빨리

 

- 여긴 누가 관리해요?
- 내가

 

매년 일주일간 깨어나서
문제들 수습하고

 

엄마 뵙고
인원 고용하고 해고하고

 

윔블던 갔다가 다시 잠들면 돼

 

400년 동안요?

 

누군가는 삼체가 오면 맞아주고

 

계획을 일관되게 감독해야지

 

계단 운영할 사람을
가르칠 수도 있잖아요

 

계단은 프로젝트이지
계획이 아니야

 

자네도 운영할 수 있고

 

수십 명은 그 프로젝트를
감독할 수 있지

 

하지만 계획을 감독할 사람은
지구상에 하나야

 

지구상까진 과한데요

 

아리스토텔레스는
거짓 겸손이 거만함만큼 나쁘댔어

 

그 사람은 바위가 땅을 좋아해서
위가 아닌 아래로 떨어진댔죠

 

왜 국장님만 가능해요?

 

아무도 감당 못 하니까

 

이 거창한 계획이 뭐길래
국장님만 감당 가능하냐고요

 

오직 전진

 

-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 가보면 알 거야

 

미래가 전처럼 그리 멀지 않네

 

우리에게는

 

계단 탐사정에 세일이 필요해

 

나노섬유 직물을 짜야 하지

 

우리가 만들어 왔던
한 가닥 줄이 아니야

 

작업이 훨씬 복잡해

 

열과 스트레스 내성도
고려해야 하고

 

섬유가 탐사정과 세일을
연결해 줘야 하며...

 

네가 가능하게 할 수 있어?

 

물론 가능하게 할 수 있지

 

네가 와서 기뻐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알아?

 

내 주변 사람들

 

엄마 가족들

 

세상이 그들에게 한 짓을 봤고

 

그들을 위해 뭔가 만들고 싶었거든

 

그 반대편에 속하게 됐지만

 

그 반대편이 아니야

 

머잖아 우린
선택의 기로에 설 거야

 

떠나느냐, 죽느냐

 

400년이 '머잖아'야?

 

눈 깜짝할 새지

 

우리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선택권 자체가 없을 거야

 

우린 모두를 위한
미래를 만들고 있어

 

넌 그걸 믿어?

 

넌 아니야?

 

믿고 싶어, 어떤 날에는
그게 가능하겠다 싶다가도

 

어떤 날에는 당하는 사람은
늘 당할 거란 생각이 들어

 

그런 사람들은
언제나 꽁무니에 있고

 

누구도 배에 오르지 못하겠지

 

 

 

윌버

 

윌, 내 말 들려?

 

 

괜찮아, 동생?

 

어떻게 알고 왔어?

 

병원에서 연락이 왔어

 

록샌이 처남의 최근친이잖아

 

좀 어때?

 

죽어가잖아요, 답 나왔죠

 

오랜만이네

 

그렇지, 알아
우리도 미안하게 생각해

 

맞아

 

처남도 알다시피 내 일 때문에
우리가 스페인으로 갔다가

 

두바이로 갔잖아

 

해외살이가 별로였나요?

 

글쎄, 디지털 마케팅 업계에선
일이 순식간에 정치적으로 흘러가

 

아무리 실력을 갖춰도
사회생활 못 하면 꽝인 거지

 

그래, 네가 하는 일도
마찬가지일 거야

 

물리학 그런 거

 

넌 항상 제일 똑똑했지

 

그래서 부모님이
넌 사립학교도 보내고

 

대학에, 그 이상까지 보내셨잖아

 

근데 사회생활에 젬병이라
네가 가야 할 자리까지 못 갔지

 

난 정확히 내 자리에 있었어

 

그 이상 똑똑하지 못해서
교수직으로 만족했지

 

넌 뭐든 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했어

 

도시로 나가 일할 수도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었지

 

우리 중 가장 똑똑했다고

 

난 물리학은 배우지도 못했어

 

내가 해야 했던 일은
종업원에 사무원에...

 

그래

 

우린 가족을 꾸리려고 해

 

집도 하나 장만하고

 

우린 서로 돈독한 남매가
되어주진 못했지

 

나도 알아
내 잘못이 있단 것도 인정할게

 

너한테 일어난 일은
빌어먹게 불공평해

 

빌어먹게 끔찍하지

 

근데 이미 일어난 일이야

 

너도 네 입으로 죽어간댔잖아

 

그래서 부탁할 게 있는데

 

너한텐 아무도 없으니까...

 

누가 나한테 아무도 없대?

 

있어?

 

있을 수도 있지

 

-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 그 여자가 누구든...

 

남자면 어쩔래?

 

뭐가 됐든, 그런 건 상관없어

 

누가 있더라도
오래된 사이는 아니겠지

 

우린 네 가족이야, 윌

 

최고의 가족까진 아니어도

 

우리가 있어

 

엄마가 너한테 뭘 남겼든

 

우리가 받아야 해

 

누나가 옳아

 

내 삶은 그리 대단하지 않았어

 

내가 사랑한 사람과
사랑을 해본 적도 없어

 

엄마 유산 누나가 가져

 

난 한 푼도 안 건드릴게

 

계단 프로젝트에
핵폭탄 천 개가 필요했는데

 

300개 남짓이 다예요
더는 없습니다

 

제가 공급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동면 장치가 1톤이 넘어요

 

현재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추진체를 싣고

 

탐사정을 목표 속도로 올리려면...

 

탐사정에 실을 수 있는 하중은
최대 2kg 미만이죠

 

아주 작은 사람이어야겠군요

 

내게 사람은
뇌의 뉴런을 타고 출렁이는

 

변화무쌍한 패턴에 불과해요

 

뇌가 존재하면
사람이 존재하는 거죠

 

문제는 뇌를 두개골에서
꺼내야 한다는 거예요

 

나머지는 삼체가
재건할 수 있을 겁니다

 

성공하면 적의 내부에
아군을 심게 되는 거죠

 

이걸 위해
사람을 죽이겠단 건가요?

 

전에는 안 그랬나?

 

삼체

 

거기 잘 있나?

 

이 안에도?

 

너희 지자들이 어디 있든지

 

위키백과를 읽었겠지

 

칭기즈칸과 큐어넌
'겐지 이야기'도 다 알고

 

볼리비아 대통령과
밥 시거도 알겠지만

 

인간인 느낌이 뭔지는 몰라

 

우린 이 머리가 다야

 

여기랑 여기서 일어나는 일이
바로 인류지

 

우릴 이해하고 싶나?

 

너희가 가진 망할 부속지가
손일지 촉수일지는 몰라도

 

그걸로 뇌를 가져가

 

걱정 마, 똑똑한 사람으로
보내줄 테니

 

이곳의 결정권자들을
잘 이해하는 자여야겠지

 

너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자

 

이 안에 있는 사람들처럼

 

어떻습니까?

 

제가 갈게요

 

- 누구지?
- 에드거입니다

 

맹하게 굴지 마
난 중요한 사람 말하는 거야

 

어떤가요, 중요한 분들?

 

누가 적을 만나실래요?

 

다 싫겠죠

 

잃을 게 많은 분들이니
저도 허락 안 해요

 

귀한 인재들이셔서

 

그러나 물리학과 화학
로켓 과학을 아는 자여야 합니다

 

헛된 죽음일지라도
기꺼이 죽을 각오가 된 자요

 

그러니 이미 죽어가는
사람 중에 있겠죠

 

그런 사람 아는 분 있나요?

 

너무 야만적이에요

 

계단 프로젝트를 살려야 해

 

추진 기술, 극저온 기술
재료 과학

 

그 모든 분야에서
두 세대는 앞서게 될 거야

 

실패하더라도 말이지

 

하지만 프로젝트가 존재할
이유가 필요하고

 

적 내부의 사람이...

 

몸과 단절된 머리죠

 

적 내부의 사람이 그 이유야

 

자네들 친구 윌이 그 이유지

 

삼체가 윌을 찾아내면
우린 모를 것들을 윌이 배우겠지

 

그들이 도착한 후에 알면
너무 늦을 것들 말이야

 

오직 전진

 

'오직 전진'요?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예요?

 

윌이 뭘 알게 되든
어떻게 말해주는데요?

 

꽤 똑똑한 친구 같던데

 

삼체가 우리 말을 다 들어서
앞설 수도, 뒤통수칠 수도 없어요

 

윌은 할 수 있겠지

 

- 못 해요, 그런 애 아니에요
- 어쨌든 얘긴 할 거야

 

그 1.3kg 뇌의 생각을
누가 알겠어?

 

당신은 모르죠
당신은 윌을 모르니까

 

그래, 그건 자네도 몰라
삼체도 모르고

 

윌 다우닝만이 진정으로
윌 다우닝을 아는 거야

 

뭐예요?

 

1과 1,000 사이의 숫자를
하나 생각 중인데 뭔지 아나?

 

- 아뇨
- 그래, 자네들은 몰라

 

그들도 모르지

 

전화 좀 해야겠군

 

윌한테 억지로 시킬 순 없어요

 

억지로 시키면 어차피 쓸모없어

 

우린 하지 말라고 할 거예요

 

그렇게 해

 

하지 말라고 하자
우리 말 들을 거야

 

네 말을 듣겠지

 

넌 나 안 필요해

 

필요하고말고

 

난 더 못 있겠어

 

저 남자 밑에서
일하러 오는 게 아니었어

 

이곳의 누구 밑에서든

 

내가 망쳤어, 바로잡아야 해

 

난 갈게

 

이만 안녕

 

웨이드일세

 

무슨 일이십니까, 웨이드 씨?

 

새 프로젝트가 있는데
모두가 참여해 줘야 하네

 

모두

 

자네가 프로젝트를 맡아
모두의 협력을 끌어내 주게

 

저 엄청 바쁜데요

 

알지, 바쁜 시기잖나

 

프로젝트 얘길 해보시죠

 

'면벽자'라는 말 들어봤나?

 

심장 날치기 참, 그렇지?

 

무턱대고 버튼만 누르잖아
콤보 쓰는 법을 알아야지

 

무슨 일이야?

 

'대탈출'이 뭐야?

 

내 사업이야

 

나랑 앨리 사업

 

합법적인 거야
비공개 유한 회사지

 

어떻게 했대?
웬 변호사한테 돈 줬어?

 

유튜브 보고 했어
웹사이트 들어가 봐

 

발표 자료 준비 중이야

 

'화성 또는
다른 거주 가능한 행성에서'

 

'후손을 위한
안전한 미래를 준비하세요'

 

브랜딩 콘셉트는
다음 페이지에 있어

 

거참...

 

디자인이 멋있네

 

세련됐지?

 

한 달에 40파운드씩 모아서
어떻게 우주로 탈출해?

 

연금 플랜 같은 거야

 

매달 돈을 넣으면
수익이 나서 금액이 불지

 

그다음 달엔
더 큰 금액에서 수익이 나고

 

그럼 알지? 계산해 봐

 

넌 계산해 봤니?

 

벌써 미팅 잡고 있어

 

데니스 폴록이란 사람이
관심을 보였지

 

그 사람 찐이야, 검색해 봐
데니스에 'Y'

 

이걸 다 네 힘으로 해냈다니
대단하다, 레지

 

대견해

 

그래?

 

근데 이건 헛소리지

 

현실적이지 않아

 

현실이 되게 도와줘

 

방법을 몰라

 

그럼 여기 이 모든 건?

 

이건 현실이야?

 

이런 게 현실이라면
난 관심 없거든

 

이제 세상이 바뀌었으니

 

"데니스 폴록"

 

더는 기다려 줄 수가 없군요

 

직접 말해주고 싶었어요
그 정도는 해야 할 거 같아서

 

말씀 감사해요, 데니스

 

이해하리라 믿어요
나도 달리 선택지가 없네요

 

우린 다 선택지가 있죠

 

이번만큼 사업 결정에
애석한 적이 없지만

 

미래의 응용 가능성을 생각하면...

 

난 할 일을 하는 거예요

 

편히 트윗 마저 해요

 

제가 할 일을 하는 거예요

 

진작에 했어야 했죠

 

제 작품은 제가 가져갑니다

 

당신 소유가 아니에요, 오기

 

그렇죠

 

그래서도 안 되고요

 

그게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쓸 수 있어야 해요

 

누구 소유여서도 안 되죠

 

모두의 소유여야 해요

 

그렇게 될 순 없어요

 

내가 주면 그렇게 돼요

 

우리 모든 연구와 장비 사양
업스케일링 기술과 응용 기술 전부

 

위키리크스, 아카이브를 비롯한
오픈소스 플랫폼들에 올렸어요

 

설마

 

방금 했는데요

 

아무도 사용 못 합니다

 

엄연히 회사 소유고
투자자들이 고소할 거예요

 

클린룸 설계 방식으로
회사 IP에서 설계자들을 분리해

 

저작권 침해에 안 걸리게
방지하면 되죠

 

그 방법도 올렸어요

 

그래봐야 안 먹혀요

 

IBM에는 먹혔어요
애플과 소니에도요

 

어디 해보세요, 모두 고소해요

 

개발도상국의 모든 정부도요

 

유명해지시겠네요

 

당신부터 고소해야겠군요

 

감방에 가게 될 거요

 

서두르는 게 좋을걸요
3시간 뒤 출국이거든요

 

일생의 업적을 두고
그렇게 살 겁니까?

 

다 태워버리고 술이나 마시면서?

 

내가 마실 거 아니에요

 

아니...

 

오기가 저걸 줬다고?

 

그래

 

어디로 간다고...

 

말하진 않았어?

 

 

그럼 다 진짜구나?

 

- 그래
- 젠장

 

이름이 뭐랬지?
'천국으로 가는 계단'?

 

계단 프로젝트야

 

현실 같지 않다

 

모든 게 비현실적이지

 

우릴 벌레라고 부르는
커다란 하늘의 눈?

 

SF 소설 같아

 

동화 같고

 

- 아직도 갖고 있어?
- 당연하지

 

내가 언제 줬지?

 

2015년 6월 10일
내 생일 나흘 뒤

 

그럼 이 계단 프로젝트가
날 누구로 만들어 주는 거지?

 

'잠자는 숲속의 공주' 속
공주 같은 건가?

 

어쨌든 간단해

 

웨이드한테 안 한다고 해

 

광속의 1%?

 

거의 초속 3,000km네

 

넌 늘 큰일을 했지

 

내가 고안한 건 아니야

 

그냥 셈을 맞게 했지

 

아, 그게 다구나

 

놀라운 성과가 될 거야

 

역사적인 성과

 

그래

 

그렇겠지

 

네가 걱정할 건 아니야
다른 사람 찾을 테니까

 

또 누가 있어?

 

후보는 있지

 

내 주된 요건이
죽어가는 거란 건 알지만

 

아무나 보내진 않을 거 아니야

 

말해봐

 

또 누가 있어?

 

기밀이라 말할 수 없어

 

이제껏 말한 건 아니고?

 

원래 말하면 안 돼

 

아무도 없잖아

 

그런데 탑승자가 없으면

 

프로젝트는 물거품 될 테고

 

넌 늘 큰일을 했어

 

난 못 했지

 

하고 싶었지만 못 했어

 

- 머리가 안 따라줘서
- 그만해

 

괜찮아, 이미 받아들였어

 

이제 둘 다 큰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는 아니야

 

왜?

 

왜 그렇게 빤히 봐?

 

아니야

 

널 보는 거야

 

때로 약에 엄청 취하면
사람들 속이 보이잖아

 

혹은 죽을 때가 가까울 때

 

근데 난 네가 보여

 

그리고 널 사랑해

 

그러니까 괜찮아

 

하지 말라고 해, 그럼 안 할게

 

괜찮아

 

"게임 이론"

 

"페르미 역설"

 

예 박사네

 

날 만나기 싫겠지만

 

자네와 할 얘기가 있어

 

길을 잃었어

 

무슨 상관이에요? 벌레인데

 

"사랑하는 딸, 베라 예
1984년 - 2024년"

 

베라는 당신이 한 일을 안 거예요

 

그들을 여기로 부른 거요

 

이해가 안 됐어요
일 때문에 자살했다는 게

 

뭔가 발견한 거겠죠

 

이메일이나 문자, 뭐가 됐든

 

그래서 파헤치기 시작했고요

 

베라는 늘 자네가
가장 똑똑하다고 했지

 

베라한테 숨기려고 했네

 

딸애를 지키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어

 

자네처럼 똑똑한 애였고

 

결국 알아냈더군

 

베라를 실망시키셨어요

 

난 세상 그 누구보다
많은 이를 실망시켰지

 

그걸 안고 어떻게 사세요?

 

그리 오래 살진 않아도 될 거야

 

왜 자기 연구소를 차리지 않고
베라와 일한 거지?

 

물리학에 소질은 있었는데
좋아하진 않았어요

 

그래서 별로 이룬 게 없나 봐요

 

종당에는 우리가 이룬 게
다 비슷비슷해져

 

농담 하나 듣겠나?

 

아인슈타인이 죽고

 

눈을 떠보니 천국이었지

 

자기 바이올린도 있었어

 

그는 기쁨에 겨웠지
그 바이올린을 사랑하거든

 

물리학보다, 심지어 여자보다 더

 

천국에서 연주 실력은 어떨지
무척 알아보고 싶었어

 

아주 기똥찰 거라고 생각했지

 

바이올린을 조율하는데
천사들이 급히 그에게 왔어

 

'뭐 하는 건가?'
천사들이 물었지

 

'연주하려고요'

 

'관두게, 신께서 싫어하실 거야
색소폰 연주자시거든'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거기서 멈췄어

 

근데 연주를 안 하자니 힘들었지

 

음악을 너무도 사랑하거든

 

사실 천국에선
할 일도 그리 많지 않았어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높은 곳에서 색소폰 소리가 들려와

 

'A 열차를 타세요'를 연주하지
그 노래 아나?

 

네, 들어봤어요

 

아인슈타인도 알았어
그는 생각했지

 

'난 할 거야
신과 함께 연주하겠어'

 

'우리 합주는 근사할 거야'

 

그러고는 그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어

 

색소폰 연주가 멈추고
신이 나타났어

 

신이 아인슈타인에게 다가와
불알을 뻥 찼어

 

천국인데도 아팠지

 

그가 사랑해 마지않는 바이올린도
산산이 박살 내버렸어

 

음악이 없는 영원

 

천국은 아인슈타인에게
지옥이 되어버렸어

 

묵사발 된 불알을 쥐고
바닥에 누워 몸부림치는데

 

한 천사가 와서 말했지
'우리가 경고했잖나'

 

'신의 연주에 끼지 말라니까'

 

'신의 연주에 끼지 말라'

 

재미없나?

 

아뇨, 그게 아니라 그냥...

 

'신의 연주에 끼지 말라'

 

유머는 아주 사적인 것이지

 

누군가는 알아듣고
누군가는 못 알아들어

 

어떤 농담은 너무도 사적이라
오직 두 사람만 이해하지

 

하지만 농담은 중요해

 

우린 농담 없이는
살아남지 못할 테니까

 

안 그런가?

 

이만 가야겠군

 

잘 지내게, 사울

 

내 농담 때문에
곤란하지 않길 바라네

 

검사 점수는 좋군
인지 능력과 정보 처리 모두

 

놀랍지는 않지

 

마지막으로

 

형식적인 절차네

 

충성 서약이지

 

거기 서명하게

 

'이로부터 나는
내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다른 모든 충성심에 앞서
인류에 대한 충성심을'

 

'지금부터 영원토록
굳건히 할 것을 맹세한다'

 

'나는 인류 전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고의적 행위나 정보 누설은
일절 하지 않을 것이다'

 

서명 안 하겠습니다

 

왜지?

 

인류에 어떠한 충성심도
들지 않으니까요

 

그럼 왜 한다고 한 건가?

 

전 어차피 죽잖아요

 

누가 알아요?

 

그들이 우리보다 나은 존재일지

 

왜 제가 우리에게
충성을 맹세합니까?

 

그들이 더 나을 수도 있다면

 

그들은 우릴 침략할 거네

 

우릴 정복하러 오고 있으니
우릴 말살할 테지

 

그건 그들 말이고요

 

그걸 막도록 도와주기 싫은가?

 

진은 제가 이걸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 진을 믿습니다

 

진에 대한 충성 서약에
서명하라면, 하겠습니다

 

하지만 인류에요?

 

안 합니다

 

시간 내줘서 고맙네, 다우닝

 

자넨 계단 프로젝트에 적임자야

 

조만간 연락해
다음 단계를 논의하지

 

웨이드!

 

뭐가 적임자예요?
서명 안 한다잖아요

 

우리 편이 아니니까 적임자지

 

진짜 아닐 수 있어요

 

알아, 진짜 아닐 수 있지

 

그러니 무리해서라도
그들이 데려갈 거야

 

올해 미국 전역의 매미 떼는

 

그 수가 수백억에 이를 것으로...

 

마법 크림인 거죠

 

세상에, 놀랍네요

 

보습 기능이 정말 탁월...

 

줄리아, 이제 당근을
깍둑썰기로 좀 썰어주시면...

 

이렇게요?

 

안녕, 타티아나

 

이제 우리한테
말씀 안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주님이 에번스를 죽게 뒀다고요

 

그와의 대화는 끝났다

 

그러나 너와는 아니다

 

제가 뭐라고요

 

전 아무도 아니에요

 

벌레죠

 

네가 뭔지는 우리가 안다

 

넌 너보다 훨씬 더 큰 것의 일부다

 

넌 우리의 일부다

 

우린 네가 필요하다

 

베이징으로 가는 캐세이퍼시픽

 

CX252 항공편이 탑승을 시작합니다

 

탑승객은 C11 게이트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난 예 박사예요

 

절 아시나요?

 

같이 앉을 수 있게
좌석을 바꿨어요

 

괜찮으면 좋겠군요

 

얘기할 사람이 있으면 좋잖아요

 

네, 긴 비행이긴 하죠

 

다우닝 씨, 해당 절차에
다섯 번 동의해 주셔야 합니다

 

우발적으로 동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질문들이죠

 

"삶을 끝내길 원하십니까?
'네'는 5, '아니오'는 2"

 

충분히 생각하고 하세요

 

감사합니다

 

여기 참...

 

좋다

 

그래

 

진은...

 

내가 오지 말랬어

 

난 케이프커내버럴로 가네

 

첫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금요일에 발사돼

 

거기랑 바이코누르랑 주취안에서

 

핵폭탄 계단이
몇 주 안에 완성될 거고

 

우리 지원자를
떠나보낼 준비가 될 거야

 

신나는 날들이지

 

그럼 가보겠네

 

또 까먹을 뻔했군

 

윌한테 고맙다고 했나?
직접 만나서 말이야

 

자네 별 준 거

 

윌이 준 거예요?

 

말 안 했나 보군

 

무슨 돈을 물려받았다던데

 

가치라곤 없는 종이 쪼가리야

 

가격 내려서 되팔아
돈 몇 푼이라도 건지려면

 

- 아니, 킹스 암스였어
- 이글 앤드 차일드였다니까

 

진짜야, 거기서 너랑...

 

잘 들어, 너랑 얘기하던
금발 기독교 여자가

 

아주 비기독교적인 행위를
너랑 하려던 참인데

 

네가 C.S. 루이스는
형편없는 작가래서 산통 깼잖아

 

그 여자는
그게 무례했다고 생각했지

 

우리가 루이스와 톨킨이
한잔하곤 했던 방에 있었으니까

 

- 그래, 네가 맞다
- 그렇지

 

이글 앤드 차일드였어

 

루이스는 형편없는 작가였고

 

뭐...

 

청춘을 되돌릴 순 없지

 

 

"삶을 끝내길 원하십니까?
'네'는 5, '아니오'는 2"

 

그래, 근데 진지하게...

 

이게 어떤 의미인지
잘 생각해야 해

 

넌 끝없이 꽁꽁 언 우주를
떠다니는 거야

 

살아있지도, 죽지도 않은 상태로

 

수천 년이 될지, 영원이 될지 몰라

 

그동안 시간의 흐름을
전혀 모르겠지

 

기본적으로 죽은 건데
어차피 곧 죽을 거였어

 

아니, 그건...

 

잘되면 그렇단 거고

 

그들이 널 발견하면
널 재건할 거야

 

널 그냥 어떤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서

 

인터페이스를 통해
너랑 소통할 수도 있어

 

그럼 넌 보지도, 듣지도
느끼지도 못해

 

감각 차단 탱크처럼
질문 입력, 답 출력

 

네가 좋아하든 말든

 

그들이 네 생각을 읽는 거야

 

'어느 무명 인사의 일기'를
읽는 거네

 

그러다 내 전원 끄면
다시 죽는 거고

 

좋아, 근데...

 

감각 차단 탱크가 아닐지도 몰라

 

윌, 그들은 인간이 어떤 건지
전부 알기를 원해

 

그러기 위한 유일한 방식이
너와 교류하는 것일 수 있어

 

그들은 널 살려내서

 

너한테 이것저것 실험하겠지

 

우리 감각 작용을 알려고

 

- 행복하게 하는 게 뭔지
- 그건 꽤 괜찮네

 

불행하게 하는 게 뭔지

 

뭐가 우릴 너무 불행하게 해서
우리한테 무기로 쓸 수 있는지

 

어떻게 피로를 느끼는지

 

어떻게 공포를 느끼는지

 

어떻게 고통을 느끼는지

 

어떻게 괴로워하는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너한테 뭐든 해댈 거야

 

널 한계까지 밀어붙였다
그걸 넘더라도

 

넌 죽지도 못해

 

죽으면 다시 살려낼 테니까

 

그렇게 한 달을 할지

 

백 년을 할지
만 년을 할지는 몰라

 

사울, 그들이 왜 그러겠어?

 

나야 시발 모르지, 난...

 

우린 그들이 뭔지 몰라

 

알지 못할 수도 있어

 

그에 비하면
우린 그들이 말한 대로야

 

우린 벌레지

 

벌레는 끔찍한 일을 겪는
이유를 몰라, 그냥 벌레니까

 

안 그래? 살충제나
과학 수업 때문일 수도 있고

 

웬 말썽꾸러기들이 재미로
다리를 뜯어내서일 수도 있어

 

알아내려고 하지 마

 

그냥 그들을 멀리해

 

"'네'는 2, '아니오'는 4"

 

그게 몇 번째였어?

 

네 번째

 

다음이 마지막이야

 

그렇게 나쁘지 않을지도 몰라

 

애완동물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지

 

아니면 오락거리거나

 

네 오락거리는 뭔데?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뭐야?

 

'샤이닝'

 

몇 명이나 이런 기회가 있겠어?

 

좋은 친구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 건넬 기회

 

많지 않지

 

난 평생 친구가 많지 않았어

 

근데 너희 덕분에
늘 충만한 느낌이었어

 

윌, 네가 그리울 거야

 

좋다

 

그들이 날 소생시키면
나도 네가 그리울 거야

 

"삶을 끝내길 원하십니까?
'네'는 6, '아니오'는 1"

 

여기서부턴 걸어갈게요

 

괜찮다면
몇 분만 혼자 있어도 될까요?

 

좋습니다

 

고마워요

 

10분 뒤에 올라가죠

 

안녕하세요, 예 박사님

 

타티아나

 

다시 봬서 좋아요

 

콜린스 경관은?

 

그게 그 사람 이름이었나요?

 

주님이 우릴 버리신 줄 알았는데

 

우리 다는 아니죠

 

내가 직접 하려고 했는데
여기까지 오게 해서 미안하다

 

아뇨

 

안 돼요

 

추락하면 끔찍할 거예요

 

곧바로 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제발요

 

제가 더 나은 걸 드릴게요

 

아프지 않고

 

아름다운 걸로

 

잠시 앉을까?

 

네, 그래요

 

내가 네 나이 땐 이곳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에 속했어

 

주님이 오시면
전부 다 좋아질 거예요

 

그러리라 믿어

 

주님이 널 내게 보내신 이유를
말씀하셨니?

 

박사님은 아세요?

 

박사님 때가 온 거겠죠

 

목적을 완수하셨잖아요

 

글쎄

 

주님이 날 잊지 않으셨다니 기쁘다

 

네, 저도요

 

여기서 석양을
한 번만 더 보고 싶었어

 

우리 같이 볼 수 있을까?

 

너무 좋아요

 

정말 열심히 일하셨어요

 

아주 오랫동안

 

이제 편히 쉬세요

 

자 막 : 배 은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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